연극.공연2026. 8. 2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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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쉬나메란 페르시아(이란)의 설화가 유명한가? 신라시대에 교역도 있었다고 하고 신라공주와 결혼도 했다고 하는데
신라에서 사람 이름에 프라랑(화랑의 랑은 남자를 뜻하는데)이란 이름이 있다니. 신라왕이 타이후르?
찾아보니 그런 왕은 설화속의 허구라고 한다. 그런데 왜 신라라고 했을까? 교역이 활발했던 증거라고도 하는데
예전엔 동맹의 상징으로 서로 자식들을 결혼시켰던 시절이니(요즘도 전략결혼이란 말이 없는건 아님)
결론은 그냥 허구로 보면 된다. 그리고 페르시아왕과 신라공주의 결혼의 내용도 사랑같은 달달한 그런내용으로
채워진것도 아니다.(장르를 멜로로 생각하면 안됨)

영웅서사극이라곤 하는데 연극 구성은 소박하다 못해 빈약할정도다
이 허술한 무대를 배우 세명이 뛰어난 연기와 수많은 대사로 채워간다. 그래서 보는 맛보단 상상하는 맛이 좋다.
공연예술이라 비주얼적인 요소도 좀 신경 써야 하는데 텅빈 무대를 보더라도 쉽지 않아보인다.

쿠쉬라는 열등감에 빠져있는 한 인물에 대한 피묻은 절규같은 이야기다.
쿠쉬나메라는 의미가 '쿠쉬의 책'의 뜻이라 하니 악인이라도 주인공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기에 페르시아의 영운 파리둔의 이야기. 영웅의 탄생을 뒷받침 해주는 아비틴과 프라랑(신라공주)의 결혼

쿠쉬나메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들어서 인터넷으로 내용도 좀 뒤져보고 했는데 잘 나오질 않는다.
예전 이희수란 분이 썼던 것을 토대로 위키피디아에 좀 나오는 줄거리를 보면
연극은 그것을 또 각색했지만 한국식 맬로로 만들진 않아서 천만다행이란 생각이며
쿠쉬이야기인 만큼 쿠쉬의 심리갈등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 문제는 이 설화 자체를 모르기때문에 이것이 원작의 쿠쉬를 좀더 깊에 살려낸것인지
완전 새롭게 만들어낸 설정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라랑이란 인물을 원작에서 충분히 묘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연극에선 제법 건조하게 표현된다. 꿈많고 세계를 여행하고싶어하는 한 여성
아비틴이란 페르시아 왕자가 피신해와서 그것을 이용해 여행하려고 따라 나섰다가
결혼하고 아이(파리둔)를 낳고 정착한다. 왜 세계를 여행하고픈 생각은 다 접은걸까?
정착하기 전에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기때문이겠지 그렇지만
이 연극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물의 나이, 시간의 흐름과 주변 환경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비틴이 전사했지만 왜? 갑자기? 어떠한 상황 표현이 없다. 물론 죽기 전에 프라랑과 파리둔, 아비틴 셋이
이야기 하는 장면도 나오지만 그리고 갑자기 파리둔이 성장해서 전쟁을 한다? 그리고 쿠쉬를 잡는다?
이 사이에 수많은 시간들도 필요했을텐데 그러한 흐름이 없다.
그래서 액자식이나 플래시백을 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현재 상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게 쉽지 않다.
쿠쉬도 파이둔에 갑자기 잡히고. (영웅서사의 엔딩만큼은 그 긴박함을 좀 확실하게 만들어줘야 하는거 아닌가?)

대략적인 원작 줄거리를 보면 쿠쉬는 파이둔에게 잡혀서 40년간 감옥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나와서 또 전쟁을 한다? 이 시대 평균수명이 한 100년은 되나? 물론 이런 내용이 연극에 포함되진 않았다.
파리둔에게 잡히면서 연극이 끝나긴 하는데 이후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음에도 어떠한 내용도 없다.

아마도 이후 이야기를 다루게 되면 쿠쉬의 서사를 수정해야 하기때문일지도 모르겠고
드라마적 요소를 여기까지 끝내서 쿠쉬의 무너지는 심리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게 낫겠단 판단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전개때문에 쿠쉬나메라는 어느나라의 영웅서사가 많이 뒤틀린게 아닌가란 예상을 하게 된다.
(원작을 읽어보지 못했기때문에 단정할순 없는데 이희수작은 이미 절판되어 구입할수도 없고 원작을 읽을수도 없으니
단순히 상상만하지만 뭔가 찝찝함이 있는건 어쩔수 없다.)

그럼에도
배우 세명의 특출난 연기로 구성의 구멍들을 모두 메우기때문에
인물들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젊은 분들같은데 여유로우며 능숙한 연기
호흡이 엉키지도 않고 1인다역을 모두 하지만 인물들의 어색함 또한 없었다.
멀티용 남녀 한명씩 더 들어오면 산만해졌을까? 세명으로 모두 채우기엔 조금 아쉬움이 조금 있었지만
배우들이 멋지게 무대를 장악하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출연 : 김세환, 임진구, 이서현

-추신-
할인을 할땐 최소한 개막기념타임세일이라며 뒤늦게 할인하는 행위는 하지 말자.
조기 예매기간에 할인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일찍 예매 했더니 그보다 더 저렴하게 널널한 할인을 그것도 끝도 아니고 개막기념이라니.
그런데 마포구민 할인은 뭐지? 산울림 지원금을 마포구청에서 받는건가? 그러면 타지역 사람들에겐 후훤을 받지 말던가.
국립극장은 말 그대로 국립인데 중구,용산구 구민들을 할인을 처하고 있던데 요즘 왜들 이러는지.
어떤 또라이는 매불쇼에 나와서 자신들이 나오는 연극 '너 없이' 홍보를 해서 예매하려고 들어갔더니
대학생 62.5% 할인 해서 1만5천원만 받겠다고 한다. 나머지는 모두 4만원을 내야 한다고 한다.
청년지원이 열풍이니 이런 병신같은 할인 정책을 내놓는건가? 미친 놈들인가?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8. 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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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센터의 연강홀은 이번에 처음 가본곳인데 큰 극장이었다.
좌우로 엄청 큰것을 보면 뒤로도 깊을거 같지만 이번 극을 위해 막은것이 아니었을까
객석도 넓어서 국내에서 한손에 꼽히는 좋은 극장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공연전 기다리는 시간에 음악이 나오는데 음향 또한 대단히 훌륭하다.
마치 잘 조율된 콘써트홀을 온 기분이랄까? 무대나 내부 디자인은 그렇게 화려하진 않은데.
(보통 오페라하우스나 콘써트홀은 아무래도 음악을 주로 다루다보니 내부 인테리어도 화려고 웅장한데
이곳은 그런 느낌은 없었지만 소리가 디테인하면서 잔향도 적고 또렷한것이 뛰어난 음향전문가가 셋팅한것이 아닐까싶다.)

플리백이 무슨 뜻일까? 검색을 해보면 벼룩(flea)이 많은 자루 정도로 행색이 남루한 사람을 말하거나
싸구려 숙박업소같은것을 말한다고 한다. 이 연극에서 주인공인 플리백 본인의 처지가 남루하다는 것일까?
아니면 섹스를 좋아하기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 쉽게 들락 거려서일까?(영국의 성 문화는 모름)

실제로 본적은 없으나 다양한 문학 장르에서 이성이 있어야 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주로 여성을 의존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로 묘사하지만 남성도 이런 캐릭터인 경우도 가끔 있다.

연극에서 플리백은 이성이 반드시 있어야 되는 강박증이 있어보이진 않으나
애인과 동거를 하면서도 밤새 자위를 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이별통보를 당하기도 하는걸 봐서는
극도의 외로움을 이성에게 찾고(후천성), 자신의 본능의 욕구는(선천성) 다른곳에서 찾은 모습은 보인다.

나같은 경우는 이 두가지가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연극에서 플리백은 이것을 나눠놓는다.
그 단면으로 썸타는 사람이 쥐공포증이 있다며 키우는 기니피그(햄스터?)를 발로 걷어차버리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때 플리백은 그 상실감을 사람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서
방황하는 모습이 그리도 안타깝게 느껴진것을 보면 은연중 나또한 별반 다르지 않은거 같다.

자신에게 정작 중요한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변하는 현실마다 익숙한 동굴을 찾아가는 동물적 성향만을
나타내는 현대인들의 외로운 삶에 대한 자화상일까?
그 돌파구가 이 여성(플리백)에겐 무엇이었을까?

기니피그 카페에서 함께 창업했던 부우는 특이하게도 남자친구가 바람을 펴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가벼운 사고를 내려고 하다가 사망하는 불상사가 생겼지만 여기서 이상한게 그 바람핀 대상이 플리백이었다는 것이다.
이런면에서 플리백에게 부우는 어떤 존재였을까?란 생각도 들게 한다. 플리백이 님포(메니악)도 아닌듯 싶지만
어떤면에서는 그런거 같기도 하고 내가 이쪽은 모르기때문에 플리백의 이성 의존성이 높지만
쾌락주의자는 아닌거 같단 생각으로 가볍게 넘기더라도 동시대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립된 삶을
단편적이며 극단적으로 그리고 괴변처럼 느껴지지 않으면서 전위적이도 않게 관객을 설득하는것이
초반엔 코미디인가?싶다가 점차 거울같이 투영되는 플리백의 모습에 빠져들지 않을수가 없었다.

자신의 소중한 것이 죽어갈때의 그 나약함. 마지막 손가락 욕을 할때의 소심한 복수

모노드라마라서 기운이 빠질법도 하지만 처음과 끝이 다름 없는 일관된 훌륭한 연기와
좀 과하게 큰 무대를 종횡무진 부족함없이 꼼꼼히 오가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아름답고 처절한 멋진 연극이었다.
연인보다는 혼자나 남자들끼리, 여자들끼리 보러가서 웃음 포인트에 편하게 웃으며 관람하길 권한다.
영국식 웃음 코드가 한국에서 통용 안될수도 있는데(인터넷에서 작가 초연한 연극 있으니 볼 사람은 찾아봐도 됨. 자막없음)
아무튼 웃어도 될(?) 부분들은 많이 있으니 눈치보며 삐죽삐죽하면 보인만 손해 아닌가?

세명의 여자배우들의 공연 모두가 보고 싶어지는 보기드믄 연극 플리백.

출연 : 김주연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8. 2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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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울림 소극장이 내부 공사가 많은거 같다. 공연이 연기되기도 하고
그런데 극장은 그대로던데 외부 커피숍겸 대기실이 좀 바뀌고 있는건가?
아니면 극장을 더 짓는건가? 극장이 더 생기면 그것대로 좋지.

고전을 언제부터 했는지는 모르겠다. 2013년부터 올렸다곤 하는데 연극은 한참 전부터 봤지만
산울림 소극장을 온것은 몇년 안됬고 신촌은 아무래도 동선이 쉽지 않아서 1년에 한두번 올까말까
아무튼 고전극장이란 타이틀의 첫화다.(총 세편 모두 예약 완료)

햄릿! 참 많이 인용 되는 '죽느냐 사느냐...'('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어쩌구 저쩌구
이 부분만 아는 사람도 많을거 같다. 나도 제법 나이 먹고 난후 이 작품을 읽었으니 그 전까지는 이부분만 알뿐.
그리 길지도 않고 400년전 작품이라 신선함도 없고 철학적 사유도 400년전이니 뭐.

이 연극은 원작에서 햄릿의 사고를 여러 사람이 나와서 여러 인격체인냥 이끌어간다.
모노드라마도 다중적인 형태의 독백이지만 대화 형식을 띈것이 흔한데
왜 네명이나 나와서 이것을 분할해서 이야기 하는걸까.

그리고 장르가 비극이 아니고 코미디인가? 세심히 저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면 햄릿의 고뇌는 모두 들어있다.
문제는 여럿이고 서로 말이 섞인다는 것인데 아무리 다중인격체라도 한번에 여러가지 말을 동시에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떤 모노드라마도 말이 엉키거나 섞이지 않기때문에 당자의 심연속으로 들어가는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데 물리적인 인격체가 넷이나 되고 물리적인 입이 넷이나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햄릿 한 사람의 심리적 갈등이 아니라 그냥 네사람이 나와서 각 인간 연기를 할뿐이다.

햄릿의 수많은 심리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까? 복잡미묘한 이 상황을 한사람의 독백으로 전달하기엔
무리라고 생각했을까? 내가 처음 봐서 이런 기분이 드는것일 수 있다.
두번 이상을 보게 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세밀하며 예민한 부분까지 모두 느낄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처음이다. 그것이 오늘 내가 느낌 감정의 중요한 이유다.

장르는 비극적 요소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에 가깝게 설정되어 있다.
(내용 전개는 원작과 다르지는 않음)

그리고 네명이 멀티로 여러 배역도 맡는다.
네명중 여자 한명정도 넣어서 여자 역할은 여자가 하게 하고(거트루드, 오필리어)
남자들은 나머지 모든 사람이 남자니 나눠서 멀티를 하고
어차피 다들 햄릿이고 왕이고 왕비이고 애인과 친구, 신하 아닌가?

너무 어둡고 눅눅한 프랑스 느아르같은 작품이라 각색해서 새로운 시도를 한것이겠지만
햄릿의 번뇌, 고뇌, 갈등 그리고 원망 들이 좀 뭉게지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기도 하고
다른 연극을 본 느낌 같기도 하다 (제목만 햄릿? 뭐 이런?)

배우들의 팬들인가 카메라로 다들 열심히들 배우를 클로즈업해서 찍고 있던데
유명하기 전에 미리 선점하는건지 아니면 이미 유명한 배우인데 내가 몰라본건지
소극장은 좋아하는 배우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엄청난 매력이 있으니
더 유명해지기 전에 많이들 봐두는것도 좋아보인다. ^_^
우의를 입고들 왔던데 공연중에 부스럭 부스럭, 유독 한사람이 내 바로 뒷좌석에 앉아서 부스럭 부스럭
뭐라 그러고 싶어도 인터미션이 있는것도 아니니 공연 보다말고 말 할 수도 없고 계속 부스럭 부스럭
(우산을 들고 오면 안되는데 우의는 비 맞은걸 입고 들어와도 되는건가? 바닥에 꼬랑내 생긴텐데)

햄릿을 보여주고자 했던 극이겠지만 본연의 맛과는 상충되는 각색으로
(보통 각색을 해도 극에서 풍기는 공기는 비슷하게 맞추지 않나?)
햄릿을 책으로나 연극이던 뭐던 원작대로 혹은 그와 비슷한 류로 본적이 없는 사람이 본다면
나중에 원작 그대로 만든 햄릿을 접하게 되면 '이런 느낌이었나?'란 기분이 들거 같다.
(원작을 완전히 뒤집어 놓거나 상대 입장에서 해석한 것들은
아무래도 원작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봐야 시야가 넓어질수 있지만 순서가 바뀌면 색안경이 씌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크게 길진 않다. (공연은 90분 정도, 엔딩 공연과 커튼콜은 10분정도?)
코미디 탈을 쓴 비극이라서 무겁지 않게 볼 수 있지만 귀가 좋아야 햄릿의 절망적인 불신을 느낄 수 있는
충분히 추전할 수 있으면서도 봐도 되나?싶은 양가 감정이 교차되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출연 : 김성훈, 김영욱, 차예준, 최기욱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끝 노래 공연

커튼콜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