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극장엔 무척 오랜만인거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이 곳인지 이 근처 다른 극장인지에서 본 연극이
꼭 오늘같이 약간은 오버액션으로 보기 좀 힘들었다는 것인데 기분탓인지 마땅히 기억나질 않는다.
(코믹극 '만화방 미숙이'도 이곳에서 한줄 알았는데 다른 곳을 착각)
특이하게도 한자리씩 띄어서 앉게 자리를 배정했다. 앞자리와 높이차가 적어서 보기 불편하다고
체스판처럼 안도록 했는데 넓으니 좋지만 이것때문에 양옆으로 더 벌려 앉아야 하니
양옆에 앉은 사람은 오히려 안좋은게 아닐런지
의자는 폭신한 쿠션도 깔아줘서 제법 괜찮은 착좌감을 선사한다. 자리도 소극장치고 좁지 않다.
물론 내 양옆엔 사람이 없으니 더욱더 넓게 쓸수 있어서 쾌적함 그 자체였다.
문제는 극의 내용인데 인간의 탐욕과 약간의 사회문제들을 접목시켜놓은 극이다.
사회문제라고 한다면 한국의 부동산으로 재산형성의 특이한 형태와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집단이기주의를 꼬집는다. 물론 극적 효과를 위해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 놨다.
이 상황(백골 주검)에서 개인적인 각자의 사정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집단이기주의로 빠져들고
그것은 곳 집단 범죄도 용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리속에서 한두사람의 정당한 주장은 묵살되는데 여기까지는 그럴수 인간답다고 생각도 되고
내 자신도 한번쯤 생각해볼만 한 주제로 잘 표현되었다.
좀더 냉정하게 표현하고 좀더 거칠게 모멸감이 들정도로 몰아부쳤으면 훨씬 현실감 있었을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한국에서 기득권층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집단을 양갈래로 찢어서 서로 싸우도록 부추길때 사용하는 방법)
속상하긴 하지만 누구나 마주칠수 있는 한국의 흔한 상황이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소재나 배경만 조금 바꿔도 쉽게 이해될수 있는 괜찮은 주제긴 한데
전체 흐름상 주인공(?) 임하라라는 인물의 묘사가 상당히 거슬린다.
맥락과는 좀 맞지 않는거 같기도 하고 도데체 저 사람의 동생은 어쩌다 실종된것인지
좀 생뚱맞다. 물론 옥상의 버려진 물탱크 속 시체를 보면 실종된 자신의 동생이 떠오를순 있을텐데
왜? 실종되었는지 어쩌다 실종되었는지 가정사때문인지 단순 납치 범죄의 피해자인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임하라 자신도 따라갔어야 됬다는둥 이상한 소리를 해대고 있다.
그런데 그 표현이 과격하다못해 귀가 아플정도다. 이어폰을 꼿아서 음량을 좀 낮추고 싶을정도로
연기라기보단 소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딕션이 매우 안좋아서 무슨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려울정도다.
고래고래 괴성을 지르며 울분을 토한다? 도데체 저 여자는 왜 저러는 걸까? 어떤 사정이 있는걸까?
이 연극은 매년 수십명씩 실종되는 사건에 초점을 두고 싶은건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범죄도 용인되는 사회를 말하고 싶은건지 알기 어렵다.
두 주제가 서로 맞물리는 것도 아니라서 연극을 보다가 응???????????????????? 왜????????????? 뭐지????
그러다보니 뭔가 감흥이 떨어지고 공감대가 형성되질 않는다.
코미디도 좀 섞여서 웃어야 할것도 같은데 그 타이밍이 조금씩 어긋나있어서 웃기위한 시간조절이 무척 어려웠다.
마음편히 웃을수 있도록 제대로 분위기를 잡아주던가 아니면 무거운 주제인 만큼 그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던가
이건 스릴러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니고 사회비판 다큐는 더욱더 아니고
그냥 하고 싶은 얘기는 많으나 연결점을 찾기 어려운 욕심쟁이 연극의 전형을 보는거 같다.
모든 출연자들 각각의 사연들이 있지만 저 시체를 못본척해서 집 값을 올려기 위함일뿐
각 가정의 애환 역시 특별히 없다. 경찰은 왜 이혼을 당했는지 모르겠고 경찰에서 짤렸는데 돈을 못버는 상황에서
무슨 양육비를 내야 한다는 건지. 학교선생은 유학간 자식에게 유학비를 줘야 하기때문에 집값이 올라야 한다고?
그러면 그동안은 어떻게 유학비를 낸거지? 어린이집을 하는 부부가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원생은 떨어지고 살인 사건이 알려지면 더욱더 원생은 빠져나갈테니 이 가정이 가장 격렬하게 반대하여
극상 가장 짜증나는 캐릭터지만 극에 가장 적합한 캐릭터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부부를 제외하곤 단순히 집 값이 오른다는 그것 한가지만 쫓고 있다.
납득이 안되는 또 다른 점이 있다면 비싼 동내를 빼면 재건축하게될경우에 원주민들이 왠만하면 쫓겨난다
왜냐하면 수억원의 추가금을 지불해야하는데 그 돈이 없기때문에 그냥 팔고 나가게 된다. 물론 좀더 이익을 보고 떠나겠지만
그 액수가 엄청난건 아니다. 하지만 이렇듯 재개발됬을때 원주민이 남지 못하는 사회문제는 어디에도 찾아볼수가 없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돈의 노예로 만들었는지 그 명분이 명확하게 와닿지 않고 절박함도 커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울분을 토하지만 그 역시 왜 저러는지 알 수 없다.
그리운건지 후회하는건지(대사에 내용에 있었을수도 있으나 대사전달이 너무 안좋아서 알아들을수 없었음)
한국의 오래된 문제를 잘 짚은거 같긴 한데
그 문제의 깊은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다가서기엔 부족하지 않았나싶다.
그리고 가급적 소리를 지를땐 관객에게 대사를 잘 전달하는것도 좀 신경써주기 바란다.
소리를 불필요하게 질러대서 무슨 말인지 들리지도 않게되면 슬픔이나 아픔, 분노보단 짜증만이 유발되기때문이다.
출연 : 성유빈, 편준의, 김도경, 최소연, 김윤미, 고훈목, 오현채, 문진식, 전은정, 권순미, 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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